요즘 SNS를 보다 보면 건강기능식품 광고가 넘쳐난다. '단 한 알로 900칼로리 소모!' '15kg 감량 성공!' 이런 과장된 말에 혹해서 구매 버튼 클릭을 고민할 때가 많다. 실제 많은 소비자들이 비싼 가격으로 효과를 기대하며 제품을 구매하나, 과장된 광고와 가짜 전문가들에 의해 피해를 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건강기능식품(영양제) 시장의 실태와 광고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소비자로서 꼭 알아야 할 정보들을 정리해 보자.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현실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에는 시장 규모가 약 6조 4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2020년 대비 약 27% 증가한 수치이다. 이러한 성장에는 SNS 광고와 소비자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가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많은 브랜드 제품들이 실제로는 같은 공장에서 OEM 방식으로 생산되고, 포장만 다를 뿐 원료는 동일한 경우가 많다. 이러한 현실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제품을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동일한 제품을 다른 포장과 브랜드로 구매하고 있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더 큰 문제는 일부 제조사가 "전문가와의 공동 개발"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기존 원료를 조합해 만든 상업적인 제품이라는 점입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포장과 마케팅만 다르게 한 수많은 제품들이 소비자 앞에 나서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허위 광고와 전문가 사칭
많은 소비자들이 광고에 등장하는 의사나 약사를 믿고 제품을 구매하지만, 실제로는 이들이 '가운 입은' 배우였던 경우가 많다. 최근 한 다이어트용 건강기능식품 업체가 유튜브 광고에 가짜 의사, 약사를 등장시켜 논란이 되었는데, 수법은 더욱 발전하여 '사칭'인 게 들통나지 않도록, 해외 배우를 고용해 가운을 입히는 건 기본. 아예 ‘진짜’ 해외 전문의들의 영상을 무단 도용해 광고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루 한 알이면 900칼로리 소모"라는 주장도, 수백만 개의 제품이 팔린 이후 허위 정보였음이 드러났다. 실제 의사인지 검증되지 않은 인물들이 등장하는 광고가 굉장히 많아졌고, 이로 인해 의사협회가 법적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민낯
건강기능식품(영양제) 광고에는 전문 인플루언서뿐 아니라 일반인처럼 연기하는 배우들도 자주 등장한다. 이들은 마치 실제 체험담처럼 리뷰를 남기지만, 대부분 광고 대행사에서 고용된 배우이다.
비포&애프터 사진이나 감동적인 후기 역시 가짜인 경우가 많고, 다이어트 성공담을 내세워 광고하는 제품들조차 실제로는 과장된 내용이 대부분이다. 실제로 한 인플루언서는 유튜브 영상에서 자신이 15kg을 감량한 후 제품을 만들었다고 홍보했지만, 영상 속 내용은 광고 대행사가 만든 연출물에 불과했다. 또한, 한 업체는 '수면 중 -10㎏ 쉽고 빠르게 감량' 등의 문구로 광고하였으나, 이는 식약처가 인정하지 않은 기능성을 주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SNS 광고와 소비자 피해 사례
SNS에서 유명인사가 등장하는 광고는 종종 법을 위반한 사례이다. 비정상적인 가격 부과, 추가 결제 유도, 마약성 성분이 포함된 제품 판매 등 다양한 피해 사례가 존재한다.
어떤 소비자는 900만 원을 투자했지만, 받은 약품의 성분은 아무런 효과가 없는 유기산으로 밝혀졌고, 일부 제품에서는 불법 성분이 검출되기도 했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며 '염증제거', '감기예방' 등 질병의 예방·치료 효능을 표방하는 등 허위·과대광고 89건을 적발하였다. 소비자가 피해를 입고도 법적 대응이 어려운 이유는 판매자가 신원을 숨기고, 고객센터 연결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어떻게 속고 있는가?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건강기능식품(영양제) 구매 경험률은 82.1%로, 10 가구 중 8 가구 이상이 한 번이라도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높은 구매율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제품의 실제 효과보다는 광고에 의존하여 구매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KBS 시민단체 조사에 따르면, 다이어트나 혈당관리 관련 인스타그램 게시물 중 공식 광고는 극히 일부였다. 대부분은 체험담처럼 포장된 '숨은 광고'였고, 소비자들은 이를 진짜 정보로 받아들여 제품을 구입하고 있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에서 ‘당뇨’ ‘다이어트’ 등 관련 단어를 검색해 보니, 최근 게시물 100건 중 ‘정식 광고’는 약 20건이었다. 그런데 나머지 80건, 카드뉴스나 정보성 게시물을 가장한 ‘숨은 광고’였다.
하지만 설문조사 결과, 소비자들은 이런 SNS 광고를 ‘건강 정보’로 믿고 있었다. SNS 특성상 클릭 한 번이면 구매 페이지로 넘어가기 때문에, SNS에서 광고를 접한 뒤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도 높았다. 이렇게 소비자를 ‘속여먹은’ 광고를 발판으로, 업체들은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이르는 연간 매출을 올리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가격이 일반 의약품보다 훨씬 높은 이유는 원료가 아닌 마케팅 비용 때문이다. 제품의 실제 효과보다는 광고력에 따라 소비자 선택이 좌우되고 있는 상황이다.
허위 광고, 왜 제대로 규제되지 않을까?
SNS 광고 물량이 너무 많아 단속이 어려운 상황이다. 구글, 메타, 틱톡 등 해외 업체들이 광고 게시자 정보를 우리 당국에 공개하지 않아 수사를 해도 잡을 수 없는 상황이고, 국내 SNS 광고 관련 법 개정은 지연되고 있다. 단속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법망을 피해 가는 광고들이 넘쳐나고, 허위 광고를 일종의 '사업 전략'으로 활용하는 업체들도 존재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허위·과대광고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 및 단속을 실시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피해를 완전히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광고에 대한 과징금을 판매액의 일정 비율로 강하게 부과하고, 제조사와 원료업체까지 책임을 묻는 제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리
광고는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수단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진실이 왜곡된 광고가 넘쳐나는 현실에서는, 올바른 판단을 위해 소비자 스스로 정보를 확인하고 판단해야 한다.
문제는, 실제로 효과가 있는 제품을 골라내기 위해선 소비자가 직접 논문을 찾고, 성분 정보를 분석하며, 신뢰할 수 있는 출처를 비교하는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 광고에 나온 '전문가'가 진짜인지 확인하기
- 후기가 진짜 체험인지 의심해 보기
- 제품 원료와 효과를 직접 조사하기
- 과도한 가격과 마케팅에 현혹되지 않기
이는 바쁜 일상 속에서 쉬운 일이 아니기에, 그만큼 소비자 보호를 위한 제도와 규제가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KHFF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의 홍보 자료에 있는 '건강기능식품 구입 시 주의사항'도 참고하자
- '건강기능식품' 문구 또는 인정마크 확인하기
- 허위, 과대광고 주의하기
- 해외제품 한글 표시사항 확인하기
- 건강기능식품 정보포털(HFFI) 참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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